와인을 마시면서 '경상도 사나이 같은 와인'이라고 느꼈다.
처음 코르크를 따면 오크향이 코끝을 찌른다. 일반적인 레드와인에서 기대하는 부드러움, 과일향 보다는 훨씬 강하다는 느낌이 든다. 알콜 도수도 꽤나 강해서인지, 마치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는 느낌, 아니 그보다 디저트 와인으로 흔히 마시는 포트 와인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집에 돌아오면 딱 세마디로 대화를 끝낸다는,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경상도 사나이처럼, 첫 인상에는 부드러움과 로맨틱함을 느끼기 힘든 와인이다 싶었다.
Altos de Luxon은 와인샵 매니저가 추천한 와인이다. 로버트 파커인지 와인스펙테이터인지 어쨌든 와인 전문가들에 의한 평점이 대단히 높은 와인으로 유명하다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어 있다. (특히나 가격대비!)
자기 주장이 강하고 무뚝뚝한 경상도 사나이들도 알고보면 부드러운 면이 있다. 남을 먼저 배려해주는 따뜻함도 친해지면 느낄수 있다. 이 와인도 조금 참을성이 필요할 뿐이다. 조금 지나다 보면 알콜의 느낌도 부드러워지고 오크향 너머로 포도주의 보편적인 과일 향들이 따라온다.
스페인의 대표적인 포도품종인 템프라뇨와 카버넷 쇼비뇽이 블렌딩되었다는데 그래서인지 카버넷 쇼비뇽 위주로 블렌딩된 보르도 계열의 와인에 비해서는 맛이 단순하다고 할 수 있다. 너무 무겁지 않고, 시간이 가면서 밸랜스가 잘잡힌 와인의 깔끔함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결국은, 이 와인의 화려한 수식어를 인정하게 된다.
와인의 텁텁한 맛을 별로 즐기지 않는 남성들에게 어울리는 와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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