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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내가 멀쩡하게 다니던 한국일보를 나와서 홍보대행사를 하겠다고 했을때 많은 선후배들이 의아한 눈길로 나를 바라보았다. 당시만 해도 지금보다는 신문사와 기자의 위상이 지금 보다는 높았고, 상대적으로 '홍보' 업무에 대한 중요성은 잘 알려지지 않았을 때이니 너무나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더군다나 기업체 홍보 담당도 아니고 홍보대행사라니... Professional Service Firm의 위상이 잘 정립되지 않은 우리나라의  여건상 가치의 판단도 '갑'과 '을'의 계약 관계로 판단하는 듯했다.

물론, 솔직히 고백하건데 내가 그 당시 '홍보' 일의 대단한 가치를 발견해서 홍보대행사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적어도 고정관념이 얘기하는 것처럼 '기자-홍보담당'의 관계가 갑-을의 관계는 아니라고 느꼈다. 홍보일을 하는 것이, 홍보대행사를 하는 것이 기자들, 혹은 기업 홍보담당의 뒷치닥거리를 하는 자리는 아니라고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었다. 기자는 미디어에 속한 사람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하고 홍보하는 사람은 미디어를 잘 이해해서 기업이든, 공공기관이든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영향력있게 전파하는 일에 충실하면 되는 것이었다. 홍보일에서 '미디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니 기자를 한 것이 홍보일을 잘하는 조건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기자-홍보의 수순이 맞는 것 아니냐고 남들에게는 설득하지 못할 명분들을 혼자서 되뇌이곤 했다.

그 이후에 홍보대행사 사장으로 6년 일하면서 나는 세상이치의 냉혹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특히나 우리나라에서 '을'로 살아가는 것은 구조적으로 공정하지 못한 여러가지를 감수해야함을 의미했다. 사소한 예로 내가 기자하던 시절에는 깍듯하게 '이선배'라고 호칭을 부르던 타매체의 기자는, 내가 홍보대행사 사장이 되자 '이사장.. 그건 그런거 아니야..'라며 말끝을 흐리면서 마음 편치 못한 반말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나는 홍보 일을 하면서 기자였을때에 알지 못했던 비즈니스 로직에 대해 배웠고, 오히려 더 종합적으로 큰 그림을 보는 법을 알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기자들과는 달리.. -_-)상대를 기분좋게 하면서 대화하는 법에 대해 고민하고 내가 가진 생각을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무수히 많은 경쟁 pt에서 처절하게 패배해가며) 조금은 더 잘알게 되었다.

그리고는 홍보에서 PR2.0으로의 변환을 겪게 되었는데 생각하기에는 같은 PR 일이라고 볼 수 있으나, 이 또한 커다란 변화였던 것같다. 미디어 환경의 대변혁 속에서 사람들의, 기업들의, 혹은 공공기관들의 커뮤니케이션이 어떻게 변화해야하는지 변하지 않는 전략과 변화무쌍한 전술, 기법들을 찾아내야 하는 어렵고, 무겁고, 고달픈 일이다.

어려운 것은 과거에 언론사(=대중매체)를 통해 홍보를 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매체와 훨씬 많은 정보들 속에 허우적 거려야 하기 때문에 어렵고, 무거운 것은 아직 아무도 해보지 않은 일들이 많아 마치 눈 덮힌 길 산길에서 가야할 길과 가지 말아야할 길을 찾아내는 것과도 같아 무겁다. 고달픈 것은, 아직 규정되지 않고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 일이기에 일도 해야하고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 일의 가치를 전파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고난이도와 고집중도의 노가다가 뒤섞여 있는 내 일이 좋다. 늘 새로운 것에 귀기울이고 발 담궈야 하니 호기심이 지속적으로 나를 깨워 주어서 지루하지 않고, 정말 필요한 일을 개척해나가는 성취감도 있다. 늘 미디어유 식구들에게 얘기한다. 만약 기업들에서 공공기관들에서 PR2.0에 걸맞는 커뮤니케이션을 실행하고 싶을때 우리 같이 함께 고민하고 가닥을 잡는 회사가 없다면 그 길이 얼마나 어렵겠느냐고... 지나친 자신감이라고 누군가는 얘기하겠지만, 어렵고 무겁고 고달픈 길을 가는데 자기만족적인 성취감 하나 없이 어떻게 한걸음인들 걸을 수 있을까 말이다. 사실 겉으로 드러나는 성과도 있었다. 2009 블로그 어워드 기업 부분에서 우리와 함께 일했던 기업의 블로그가 나란히 1, 2위를 차지했다는 것은, 우리의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인정받은 것같아 기분 좋았다. 혹은 우리의 고객인 C사는 소셜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사례가 글로벌 우수사례로 뽑히기도 했다.

회사에서 새로 사람을 뽑고 있다. 그런데 별로 지원자가 많지 않다. PR2.0이 어려운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일까? 모두들 내 손을 잡고 미디어유의 역사를 새로 써보자고 할 요량으로 블로그 포스트를 시작했으나, 자꾸 '어렵고 무겁고 고달픈'일이라는 생각이 머리속에서 오락 가락 한다. 그래서 이 블로그 포스트를 1박2일째 쓰고 있다. -_-

어렵고, 무겁고, 고달픈 일이지만 꼭 필요하고 또 보람도 있는 이 일을 같이 하자고 나는 활짝 웃음 지으며 이야기하고 싶은데 말이다... 그냥 객관적으로 얘기해볼까보다. 미디어2.0 시대의 PR 2.0 전문가를 꿈꾸신다면... 미디어유가 당신이 있어야 할 곳이라고 말이다.

덧_ recruit@mediau.net으로 이메일 주세요. 혹은 얼마나 어렵고 무겁고 고달픈지 궁금하시면 easysun@mediau.net으로 이메일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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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디어유] 나는 이런 사람과 일하고 싶다.

    Tracked from 얌용닷컴 2010/01/21 13:01 Delete
    나는 지난해 '과장'이라는 분에 맞지 않는 타이틀을 부여받았다. '과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보니 사원, 대리 시절과는 다르게 업무 이외에 '내가 챙겨야 하는 일들'이 이전보다 무척이나 많아진듯 하다. 내가 '과장'이라고 해서 우쭐하거나 대리, 사원들과 차이를 두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는 항상 그들과 함께 평등한 입장에서 협력하며 힘을 모아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나 스스로는 '과장'이라는 직급을 부여받은 이후에도 다른 직원들과..
  1. | 2010/01/21 00:03 | PERMALINK | EDIT | REPLY |

    비밀댓글 입니다

  2. BlogIcon easysun

    | 2010/01/21 12:22 | PERMALINK | EDIT |

    ㅎㅎ 감사합니다. 눈길에 길을 내는 재미는 있지만 발시려워요^^

  3. BlogIcon 소셜로그

    | 2010/01/22 00:10 | PERMALINK | EDIT | REPLY |

    늘상 고민하는 저에게 단비와 같은 글입니다.저도 이일이 좋습니다. 물론 두려울 때도많지만 서도요

  4. BlogIcon easysun

    | 2010/01/22 14:49 | PERMALINK | EDIT |

    옙. 홧팅!

  5. BlogIcon PleasantPD

    | 2010/01/22 09:47 | PERMALINK | EDIT | REPLY |

    잘 읽고 갑니다. 화이팅!

  6. BlogIcon easysun

    | 2010/01/22 14:49 | PERMALINK | EDIT |

    예. 감사합니다^^

  7. 아거

    | 2010/01/24 15:08 | PERMALINK | EDIT | REPLY |

    채용공고 블로그 포스트를 쓰면서 1박2일 고뇌하는 EasySun 사장님의 글속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능력있고 품성좋은 분이 이사장님과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네요.

  8. BlogIcon easysun

    | 2010/01/26 18:49 | PERMALINK | EDIT |

    후후 채용공고가 넋두리가 된거 같아요. 제가 좀 재미있고 활기차야 많은 사람들이 같이 join해서 일하고 싶을텐데요...^^

  9. BlogIcon 그린데이

    | 2010/01/27 17:38 | PERMALINK | EDIT | REPLY |

    (와.. 전설 속 아거님을 여기서 뵙네요...)
    사실 같은 홍보 업무를 하는 사람이라도 2.0 마인드가 없다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지요. 회사 모 부장님은 이 일을 하려면 타고난 DNA가 있어야 한다고 말씀하시던데요. 자신도 모르게 관련 주제에 관심이 가는, Digital DNA를 가진 멋진 분들이 미디어유로 많이 지원하시기를 바라봅니다. 지난 채용 포스팅에.. 블로그 하루종일 봐도 괜찮은 회사.. 이런거 좀 끌리던데. 이번엔 왜 안쓰셨어요? ^^

  10. BlogIcon easysun

    | 2010/01/28 12:54 | PERMALINK | EDIT |

    ㅎㅎ 좋은 점 강조 보다는 감정에 호소?ㅋㅋ 그런게 실질적으로 매력적인 요인이 될수 있겠군요...

  11. BlogIcon 맑은하늘

    | 2010/02/07 18:22 | PERMALINK | EDIT | REPLY |

    무언가 새로움을 향한 검색중에 들리게되었습니다.
    미디어U에 호기심을 갖게되는데요 :d

  12. BlogIcon easysun

    | 2010/02/09 11:05 | PERMALINK | EDIT |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13. BlogIcon 이스트라

    | 2010/02/10 09:41 | PERMALINK | EDIT | REPLY |

    좋은 사람 뽑으셨죠?^^ 미디어유~번창하는 모습 보기 좋아요 ㅋㄷ
    ps.2년전에 회사를 차리지 말고 미디어유 원서나 내볼껄 엉엉 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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