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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0/03/30 정책 블로그 운영의 과제 (8)
  2. 2010/03/27 나를 힘나게 하는 것들 (12)
  3. 2010/03/23 우리를 잠 못들게 하는 세가지 - 돈, 사람, 미래! (6)
  4. 2010/03/01 매일 먹는 밥, 때로 특별한 밥이 먹고 싶다면! (6)
어제 정부 부처의 홍보 담당자들을 위한 강의가 있었다. 40여명의 정부부처 홍보 담당자들이 모인 자리였는데  주요 주제는 '정책홍보에 블로그 200% 활용하기'였다. 이미 정부부처들은 블로그 운영을 하고 있고 그것의 의미와 효과는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블로그를 해야한다" 보다는 블로그 운영에 있어 생각해보아야할 이슈들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냈다.

강의 요지를 요약 정리해본다.

정책 블로그 운영자가 생각해보아야할 이슈 세가지

#01 _ 컨텐츠 양으로 승부하지 말아라!
지난해 말 시점에서 정부부처의 블로그들의 월간 컨텐츠 발행현황에 대해 조사한 일이 있었는데 가장 많은 부처는 월평균 160개 가까이 블로그 포스트를 발행(웹툰등 모두 포함)하고 있었다. 주말을 제외하면 하루에 8개 가까이 포스트를 올리는 셈이었다. 일평균 3~4개 발행하는 부처는 그야말로 '평균' 그룹에 속해있고 하루 2개 이하 포스트하는 부처는 컨텐츠를 적게 발행하는 편이었다.

이는 일반적인 기업 블로그의 사례로 보았을때 상당히 많은 수준이고, 정책 블로그에 배정된 인력이나 자원을 보았을 때도 지나치다 싶을 만큼 포스트 수가 많다. 물론 블로그에서 컨텐츠는 방문자를 모아오고 블로그를 활성화시키는 핵심요소이다. 따라서 무조건 블로그 포스트가 많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양을 늘리려 하다보니 컨텐츠 하나 하나의 품질은 (어쩔수 없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싶을 뿐이다.

또한 이렇게 정부부처의 블로그 포스트 수가 많아지는 것은 블로그 방문자수를 늘리기 위해서인데 블로그 포스트 수와 방문자 수는 상관관계는 있겠지만 비례적으로 증가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방문자수는 메타 블로그나 기타 확산툴들을 통한 적극적인 확산으로 늘어날 수 있다.

지난 한 해 정부부처 A 블로그의 전체 포스트 가운데 다음뷰 베스트에 오른 컨텐츠는 약 23% 정도였다. 그런데 그 23%의 포스트가 몰고온 조회수가 전체 블로그의 1년동안 조회수의 90%를 차지했다. 결국 다음뷰 베스트, 혹은 무엇이 되었든지 간에 추천을 많이 받고 컨텐츠 품질이 좋은 포스트가 많은 방문자를 가져온다는 의미이다 (다음뷰 베스트에 오르면 반드시 품질 높은 포스트라고 규정할 수 있는지의 논란은 잠시 접어두기로 한다).  

결국은 '품질좋은' 블로그 포스트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다. 품질좋은 블로그 포스트에 대한 정의는 너무나 광범위하고 복잡해서 한두가지로 정리할 이슈는 아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좀 더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면 품질이 좋아질 것이라는 가정하에, 많은 포스트 작성에 기울이는 노력과 시간을 하나라도 '읽히는' 컨텐츠 만드는데 기울였으면 한다.

#02 _ 블로그 기반의 '관계관리'를 배워라!
블로그가 무엇인지에 대한 정의 또한 복잡하지만, 누구나 '소통의 툴'이라는 개념은 빼놓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소통은 단순히 블로그에 댓글이 몇개 달려있는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정책 블로그 담당자들을 많이 만나면서 내가 느끼는 것은, 많은 정책 블로그들이 블로그를 '컨텐츠 확산'의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물론 그것도 맞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블로그를 통해 블로그 운영자(정부부처, 혹은 정책)를 이해시키고 혹은 친구가되고, 그래서 우호적인 정책지지층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한다면, 그런 목표는 단순한 컨텐츠 확산 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정책 블로그 담당자들 사이에서는 '블로거 관계관리'라고 하면 '블로그 기자단 운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정책 블로그들이 실제로 블로그 기자단(주로 대학생)을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정책 블로그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기자단'은 정부부처의 정책에 대해 이해하고 정책 블로그에 컨텐츠를 작성하는 그룹일뿐, 엄격한 의미의 블로거 관계관리와는 다르다. 컨텐츠 수급의 효과적인 방법일 뿐이다.

블로거 관계관리는 말 그대로 외부 블로거들과 다양한 경로로 대화를 나누면서 블로그 스러운, 소셜 미디어 다운 관계를 맺고 유지해가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블로거 관계관리를 위해서는 정책 블로그 담당자가 정책 블로그 운영자(=블로거)로서 다른 블로거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통을 해야한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정책 블로그 담당자들은 컨텐츠 기획해서 블로그 포스트에 올리고 그 블로그에 올라오는 댓글에 대해서는 답을 하지만, 다른 블로그들의 글을 읽고 댓글 남기고 소통하는 노력이 부족한 편이다. 혹은 블로그나 소셜 미디어 관련한 다양한 행사들에 참여해서 직접 만나고, 블로고스피어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도 소극적이다. 

물론 정책 블로그 담당자들, 개인을 비난할 생각은 눈꼽만큼도 없다. 이것은 조직적인 분위기와 지원의 문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정부부처 차원에서 정책 블로그를 통해 어떤 효과를 거두었으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운영해야할지에 대한 장기적인 플랜이 필요할 것같다. 그냥 '곁다리'로 홍보 계획의 한 편에 블로그 운영을 넣지 말고 말이다.

#03 _ 자고나면 새롭게 등장하는 소셜미디어 툴,  모두 따라갈 것인가, 무시하고 살 것인가?
소셜 미디어 활용이 확대되면서 모든 홍보하는 사람들은 괴롭다. 이제 겨우 블로그가 뭔지 알 것같고 어떻게 운영하는지 자리가 잡힌 듯한데, 갑자기 주변에서는 트위터다 미투데이다 마이크로 블로그에 대해 이야기한다. 트위터에서 어떤 일이 있었네, 하며 신문 방송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또 스마트폰이 대세네, 모바일 앱이네 하는 새로운 용어들도 등장한다.

새로운 소셜 미디어 툴, 그때마다 적용해 보아야 할 것인지, 혹은 '대세'가 될때까지 숨죽이고 있을 것인지... 이런 고민에 대한 정답은 없다. 준비되지 않은채, 새로운 트렌드라고 시작해 보았자 새로운 소셜 미디어가 가진 강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 적어도 충분한 내부 스터디를 거쳐서 조직에 적용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 담당이라면 새로운 흐름에 호기심을 느끼고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가려는 노력은 정말로 중요할 것같다.

다만, 중요한 것은 블로그나 트위터나 소셜 미디어를 활용한 홍보 방법이 전통 미디어 홍보 - 언론홍보에 견줄만큼 중요한 위치로 부상하고 있으니 이에 대한 조직적인 대응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전체 홍보전략에 발맞춰 새롭게 등장하는 소셜 미디어를 적절하게 배치하기 위해서는 '전략적'위치에 있는 책임자가 소셜 미디어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도 중요한 포인트일 것같다. 

 


일과 연극 l 2010/03/30 09:34
#01_잡지를 들고 나타난 동현

며칠전 아침에 인턴 동현이 방문을 노크 했다. 문은 유리문이어서 훤히 보이는데다 닫혀 있지도 않았건만 노크를 먼저 하는 조심성이 요즘 애들 같이 않아 좋았다. 노크 소리에 고개를 들어 웃음으로 들어오라고 답을 보내니 큰 키를 꾸부정하니 인사를 한다. "좋은 아침!" 인사를 건네는 내게 그는 매경 이코노미를 내보였다. SNS 특집이 실린 최근호였다. 주말에 사서 보았는데, 공부가 많이 되었다며 우리 고객사 스토리도 있으니 나도 읽어 보면 좋을 것 같다면서 잡지를 주었다. 

펼쳐본 특집에 밑줄과 노트가 눈에 띄였다. 순간, 동현의 일에 대한 관심이 고맙고, 뭔가 찾아서 공부하려는 노력이 고맙고, 나와 나누고 싶다고 잡지를 챙겨온 수고가 고마웠다. 아마 매경 이코노미 기자가 잡지를 봤더라면 본인 기사에 밑줄 긋고 읽어준 노고 또한 고마웠을 것이다.

동현은 학교 수업보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이 몇배는 재미있다고 했다. 배우는 것도 많고 선배들도 잘해준다는 설명이다. 뭔가 해보려는 열정을 가진 동료는 늘 내게 힘을 준다. 그래, 동현도 저렇게 열심인데, 나도 더 배우고, 더 고민해야지!


#02_민서의 쵸콜릿
어제 몇 번이고 내 방을 기웃거리는 민서의 눈빛과 마주쳤다. 들어오려다가는 나와 얘기 중인 사람을 발견하고 멈칫거리는 표정이었다. 직원들이 내 방을 기웃거리며 '독대'의 기회를 노릴 때면 의례 나는 가슴이 철렁하다. 짧은 동안 '뭔가 불만스러운 일이 있었을까?', '무슨 얘기를 하려는 걸까?'에 대한 답을 구하려 머릿속이 종종 복잡해지곤 하기 때문이다.

드디어 몇 번만에 기회를 찾은 민서가 내게 내민것은 쵸콜릿 3형제!

바로 얘네들이다. 답을 얻지 못하고 열심히 데이터 처리 중인 내 머리 속이 하얘질 만큼 의외의, 기분좋은 선물이었다.

어제는 엉겁결에 맡은 대학원 강의가 있는 날이었다. 회사에서 상암동까지, 멀기도 하고 특히 퇴근시간 막히는 길을 뚫고 가야하기 때문에 늘 허둥대는데, 특히나 어제는 아침부터 이런 저런 일로 정신이 없어 강의전 저녁 먹을 여유를 갖지 못하고 조금 늦게 출발을 하게 되었다. 차안에서 민서의 쵸콜릿을 먹으며, 하나에 하나씩, 최근들어 맘 상했던 일들, 기운 빠졌던 일들을 날려 버렸다. 오, 예~!


#03_ 끄루또이님의 선물 
목요일에 모처럼만에 블로그산업협회(KBBA) 정기 모임에 참석했다. 늘 바쁘다는 핑계로 일은 회장님께 미룬채 였는데, 이날은 미디어유의 근황 소식도 전할겸 이사간 태터앤미디어 사무실을 찾았다.

5시 모임에 4시 50분에 도착하는 건 예의라고 생각했으나, 아무도 도착하지 않았다. 강북쪽이나 조금 멀리 떨어진 회원사에서는 늦는 일도 많고 해서 보통은 지체 되는 것이 일반적인듯했다. 협회 모임에 별로 참석을 안했으니 모를 밖에. -_-

일찍 도착한 김에 협회 사무국의 끄루또이님과 환담을 나누던중 끄루또이님의 노트북 커버가 너무 폼나보였다. 물심(=물건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어 몇번이고 '커버가 너무 멋지네요!'를 연발했나 보다. 끄루또이님이 '그럼 하나 보내드릴까요?'라는 반응을 보이실 정도였다. 그 말을 들으며, '아, 지나친 관심을 자제해야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세상에, 끄루또이님이 정말로 노트북 커버를 주문해서 보내 주셨다.


짜~잔! 오늘 택배를 받고 고마운 한편으로 예상치 못한 선물에 당혹+감동+답례에 대한 고민 등등 다양한 감정의 쯔나미가 몰려왔다.

누군가에게 선물을 받는다는 것은 기쁘고 또 고마운 일이다. 그 고마움을 갚기 위해 고민하는 것 또한 내게는 고마운 일이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고, 고민하고, 챙겨주는 것 모두가 우리를 활기차게 만드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니...

끄루또이님께는 뭐를 보내야 할까.. 러시아 지도? 시앙라이에게 물어보는 것이 빠를까?

일과 연극 l 2010/03/27 20:20
'의사 블로거' 양깡님을 처음 만난건 2007년이었다. 블로그코리아 블코인터뷰를 위해 서면 인터뷰를 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인터뷰 내용 보러가기) 그 때는 이메일로 주고 받은 서면 대화이었을 뿐이고 인터뷰에 사용할 사진으로 양깡님을 만났을 뿐이다. 양깡님은 당시 경남 창녕에서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고 있었기에 손쉽게 약속잡아 만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해 겨울부터 시작해서 양깡님이 가끔씩 미디어유 사무실에 출현을 하면서 진정한 '만남'은 시작됐다. 미디어유 직원이 열명이 채 되지 않았던 시절, 일어서서 '밥먹으러 가자!' 한마디면 곧바로 회식자리가 마련되던 때 양깡님은 손님이라기 보다는 식구 같았다. 하기는 블로그코리아에 지속적으로 좋은 포스트를 쏘아주는 '식구'이기는 했다. 그때 보통 삼겹살에 소주를 마시곤 했는데, 주로 블로깅하는 기쁨에 대해, 블로그가 변화시키는 세상에 대해, 혹은 앞으로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치 대학 동호회처럼 꿈을 먹는 얘기들이었다. 그 황홀한 미래로 어떤 계단을 밟아 가야할지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일년 전쯤인가 드디어 창녕을 떠나게 된 양깡님이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고 사업을 하겠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블로깅하는 의사' 만으로도 특이했는데, 이제 블로깅을 취미가 아니라 생업을 삼겠다는 선언이었다.

양깡님의 개인블로그로 시작된 '헬스로그'는 이제 웹2.0적인 의학전문 미디어로 성장했다. 유네스코 한국위원회가 선정한 '2009 디지털 유산 어워드'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런저런 수상 소식과 지면(=화면)으로 헬스로그의 활약상을 들으면서 나는 내내 기업가(Entrepreneur)로 변모한 양깡님이 안쓰러웠다. 그냥 의사로 살았으면 좀더 편안한 삶이었을 것을, (돈안되는) 미디어 사업(-_-)에 뛰어들어 얼마나 고생을 하고 있을지.. 그런 친구로서의 걱정이었다고나 할까..

어제, 3월에 겨울처럼 눈발이 휘날리던 날, 동병상련의 우정(?)을 나누러 양깡님을 찾아 갔다.


사무실에서 인사 나누고 블로거들끼리의 인사로 카메라를 꺼내니 환희 웃으시는 양깡님. 역시 신문이든 블로그이든 한번 발행된 컨텐츠는 꾸준히 소비된다는 진리를 아신다.

자리를 옮겨 고기 구워 먹으며 물었다. "사업 하시면서 가장 힘드신게 뭔가요?"

'맘맞고 손발 맞는 사람을 찾는일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다시금 깨달았다'는 것이 첫번째 어려움이었고, '때맞춰 월급주는 것의 버거움'을 몸으로 느꼈고, '원래 가려던 길은 저기서 내게 손짓하고 있는데 지금 당장은 (돈을 벌어야 하니) 다른 일을 해야한다는 괴로움', 그리고 '이길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늘 마음에 먹구름을 드리운다는 답이었다.

사람, 돈, 미래는 회사의 규모에 관계없이 회사를 이끄는 모든 사람의 고민일 것같다. 다만, 회사의 규모에 따라, 혹은 상황에 따라 조금씩 고민의 구성비는 달라지겠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사업을 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것은 무엇이냐는 반대의 질문을 던졌다. 양깡님은 "생각의 자유로움"을 들었다. 생각의 자유로움! 마음껏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고 그것을 실제로 해보고 부딪치며 발전시켜 갈 수 있다는 사실이 좋을 뿐이다. 양깡님의 답을 들으며 생각의 자유로움을 즐기는 것은, 진정한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의 자유로움이 주는 기쁨을 한 번 맛보면 조직의 테두리에서 정형화된 일상을 참아내기 어렵다. 

양깡님이 저녁자리를 위해 와인을 준비해 오셨다. 샤또 라모쓰 부스코(Chateau Lamothe Bouscaut) 2005. 그라브 Pessac-Leognan 지방의 와인이다. 향이 좋은 와인을 마시면서, 어쩌다 이야기가 흘러 양깡님의 중, 고 시절 얘기를 듣게 되었는데.. 반듯한 인상과는 달리, 양깡님은 결코 '범생'과는 아니었다고 한다. 범생과는 좀처럼 길을 거슬러 가지 않는다. 허허 벌판에서 길을 만들어 가기 보다는 잘 닦여진 길을 빨리 달리는 법에 관심을 둔다. 

그러나 애써 남들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길을 만들어 나가는 기쁨을 아는 사람들은 탄탄한 길 빨리 달리는 것은 별로 신경쓰지 않는다. 때론 사람 때문에, 돈 때문에, 혹은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잠을 설쳐도 그것이 생각의 자유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임을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 저녁 자리에서 '물냉면 맛있게 먹는 법'을 배웠다. 얼음이 둥둥 떠있는 차가운 물냉면에 구운 고기를 얹어 함께 먹어주는 것! 오싹하는 차가움을 중화시켜 주면서 고기의 맛과 냉면의 맛을 서로 돋구어 준다.

무려 '갈빗살'을 사주신 양깡님께 감사! 그리고 화이팅! 


일과 연극 l 2010/03/23 08:32
사람은 먹어야 산다. 때로 먹기 위해서도 산다. 특히 해를 거듭할수록 맛난 음식, 좋은 사람과 함께 하는 한끼의 밥이 주는 기쁨과 뿌듯함은 인생의 모든 근심 걱정을 잠시 잊게 할만큼 위력이 있다.

새로운 달, 새로운 계절을 맞으며 잠시 짧은 여행을 떠났었다. 돌아오는 길에 점심을 먹기위해 들른 '산당' - 양평에 위치한 이 곳은 음식을, 예술이며 과학으로 생각하는 주인장의 철학과 솜씨가 배어 있는 식당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음식은 종합예술이고 약이며 과학입니다'라는 표지판이 붙어 있다. 식당이 뭐가 그렇게 거창해..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밥을 먹다 보면 자연스레 느끼게 된다. 아.. 이곳의 음식은 하나 하나가 예술이구나..


식당 전경. 1층이 식당이고, 식사를 마치면 커피와 과일을 받아서 2층에 올라가 조금 여유롭게 차한잔 하며 수다를 떨수가 있다. 사실 밥을 먹고 나면 너무 배가 불러 움직이기가 귀찮을 정도이기 때문에 돌아갈 힘을 얻으려면 오히려 수다 떠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식당 내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정갈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음식이 일품이다. 메뉴는 3가지의 정식 코스로 나누어 지는데, 보통 가운데 것을 권한다. 여느 한정식처럼 순서대로 음식이 나오고 나중에 잡곡밥과 된장찌개를 곁들인 밥이 나온다.


구절판과 숙성 광어회, 녹차로 잰 돼지 삽겹살, 새우튀김 등등 보통의 한정식 코스와 재료만으로는 비슷하다. 그런데 상차림과 곁들이는 소스등이 재료의 맛과 건강을 최대한 살릴 수 있도록 최적의 요소들로 구성되어 있다. 먹다보면 아, 음식이 예술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마치 입구에 씌여진 글귀처럼 말이다.

다만, 서빙하시는 분이 음식이 '약'임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바람에 내가 새우튀김의 머리를 다 먹지 않고 남겼다고 말 그대로 '역정을 내는' 듯해서, 당혹스럽고, 자칫 좋은 기분을 다칠 뻔했다. 아무리 음식이 약이라고 주장하여도 나처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입에 맞는 것만 먹는 손님도 있을터, 그 정도의 참아주는 아량은 보였으면... 좋았으련만...


9-10가지의 코스를 마치면 밥상이 차려지는데, 굴비와 된장찌개, 김치, 갓김치, 백김치, 총각김치 등 김치류와 젓갈, 간장게장, 나물들이 반찬으로 나온다. 이 밥상 한상만으로도 밥한끼 기분좋게 먹을 수 있을 것같다. 왜냐하면, 정갈한 상차림에 오른 하나 하나가 그대로 "제 맛"이다. 된장도 집에서 담군 된장의 구수함을 그대로 살렸고, 간장게장도 심심하며 맛이 있다. 밥이며, 누룽지도 제대로의 맛을 내고 있다.

맛있게 밥그릇을 비우고 나니, 마음속 근심도 모두 비워 버린 듯하다. 맛난 밥한끼가 주는 행복감을 그득하게 느낄 수 있었다.

산당 홈페이지: www.sandang.co.kr
주소 : 경기도 양평군 강하면 운심리 104-1
전화 : 031-775-3959



와인과 치즈 l 2010/03/01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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