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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사이드 웨이(Sideways)'를 만난건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블로그 코리아 와인채널에 신어지님이 링크 걸어주신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와인마시는법'이라는 글과 '보졸레누보와 사이드웨이'를 읽고는 어떤 영화인지 궁금해서 견딜수가 없어 주말에 보았다. (어떻게? 냐고 묻지 말아 주세요)

평판 좋은, 잘 숙성된 포도주를 마시는 것처럼 영화는 과연 구성도 좋고 감동적이었다. 그런데 특별히 내가 이 영화에 젖어들 수밖에 없었던 남다른 이유가 있었다.

첫번째는 역시 와인 이야기라는 것.  
이제까지 와인이 등장하는 영화는 많았지만 사이드웨이 처럼 와인이 주요 모티브가 되는 영화는 처음인 것같다. 영화의 두 주인공 마일즈와 잭은 잭의 결혼을 앞두고 둘만의 여행을 떠나는데 다름아닌 캘리포니아 센트럴 코스트의 와이너리 투어를 하게 된다. 여행길에서 만난 마야와 스테파니라는 두 여성 역시 상당한 와인 애호가들이다.

처음 두 친구가 여행을 떠나는 장면 부터도 와인얘기로 시작한다. 마일즈는 둘 만의 여행을 위해 좋은 스파클링 와인 (내가 알지 못하는 브랜드였기 때문에 샴페인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는다 -_-) (다시 보니)  바이런(Byren) 1992년 (자료 찾아보니 바이런은 주인공들이 와인여행을 떠나는 산타 바바라 지역의 와인 생산지역 이라고 합니다)을 준비한다. 잭이 무작정 병마개를 따서 한잔 하면서 여행길을 시작하는데 마일즈는 피노 100%로 만들어진 좋은 스파클링 와인임을 강조한다. 잭의 반응 : "피노로 만들어졌는데 왜 색깔이 이래?" 마일즈의 대답: 이 무식한 것. 적포도주의 색은 껍질에서 나오는 거야. 이 스파클링 와인은 껍질을 벗겨내고 과육만으로 만든 거라고! (내가 기억하는 대사이므로 실제 wording은 다를수도 있음) - 아마 샴페인, 특히 좋은 샴페인 가운데 피노느와를 섞어 만든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도 그리 많지 않을 듯..

그리고 대단히 중요한 대화 가운데 마일즈와 마야가 서로의 와인에 대한 생각을 나누는 장면이 있다. 마일즈는 특별히 피노느와에 집착하는 이유를, 피노느와는 'surviver'의 와인이 아니다. 껍질이 얇고 기후에 민감해서 사람의 세심한 보살핌과 관심만이 좋은 피노느와를 생산해낼 수 있다는 것으로 설명했다.

이어 마일즈가 마야에게 왜 와인을 좋아하냐고 물었을때 마야는 이렇게 대답한다. (이 부분 역시 내가 기억하는 내용임) "처음에는 그냥 와인을 마시게 되었는데 내가 미각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다보니 점점 와인에 빠져 들었죠. 무엇보다 와인은 살아있는 '생물'이라는 사실이 좋아요. 매일 조금씩 발전을 하죠. 포도를 수확해서 병에 넣은 순간 부터도 와인은 살아있는 것처럼 조금씩 변화해 나갑니다. 오늘 와인을 따는 것과 내일 와인을 따는 것은 맛이 다르죠. 저는 가끔 와인을 보면서 와인이 수확된 그 해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지, 와인을 길러낸 사람들은 누구였는지, 혹은 무척 오래된 와인이라면 그들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났겠구나.. 그런 생각도 하죠."

비록 마야 만큼의 미각을 가지고 있지는 못하지만, 나도 가끔씩 와인을 따면서 와인이 만들어진 해에 나는 무엇을 했던지, 과거를 떠올리고 현재와 연결시키고, 그 와인을 만든 사람들을 궁금해 하곤 했다. 그래서 더더욱 영화를 보는 내내 대사 한마디 한마디를 놓치지 못했나 보다.

둘째는 캘리포니아의 해변을 달리는 이 영화에는 곳곳에 나의 추억을 담고 있기에...
샌디에고에서 시작해서 5번도로를 달려 잭이 살고 있는 LA로 올라가는 것으로 시작하는 이영화에는 405에서 보이는 홀리데이 인의 모습, 옥스나드, 산타 바바라 카운티, 솔뱅 등 곳곳에 나의 발자욱을 담고 있다... 아..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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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는 역시 이 영화에서 전편에서 사람냄새가 나기 때문이다.

두 주인공은 화려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도 아니고 능력이 출중한 사람들도, 혹은 외모가 뛰어나지도 않았다. 심지어 젊지도 않다. 일은 잘 안풀리고, 주눅들고, 그러면서 적당히 거짓말도 하고, 노력하지만 거듭 좌절하고, 무기력해지고, 그러면서 사랑에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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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그런 것이 아닐까. 우리의 삶은. 캘리포니아의 눈이 부시게 찬란한 바다와 하늘과 태양 처럼 결코 화려하고 멋지지 못하지만, 그 환경이 키워내는 포도를 심고 키워내서, 와인을 만들고 와인이 무르익는 것처럼 순간 순간, 하루 하루의 일상을 보내고, 그러다 어쩌다 맘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가슴을 적시는 와인을 만났을때 그 태양과 하늘을 비로서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일상의 지루함과 어쩌다 가지게 되는 소중한 찬란함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해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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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이드웨이>가 말하는 와인마시는 법

    Tracked from 길에서 영화를 만나다 2007/12/17 13:50 Delete
    한국에 와서 와인바라는 곳을 첨 가보았다 와인바가 있는 동네도 그랬지만 와인바 자체도 인테리어도 죽이지 분위기도 죽이지 맛도 서비스도 죽여줬다. 하지만 역시 그 중 최상은 가격이었다. 정말이지 죽을 맛이었다. 뭐가 이렇게 비싸??? 와인바가 비싸다면 마트엘 가보자 그래서 마트엘 갔다 그러나 역시 가격은 만만치 않다 아~난 맥주나 마실런다 알렉산더 페인 <사이드웨이> 2004 난 와인을 잘 모른다 그래서 <사이드웨이>를 보고 공부 좀 하기로 했다 캘리..
  1. BlogIcon 나우리

    | 2007/11/19 16:10 | PERMALINK | EDIT | REPLY |

    마지막 말
    "와인이 무르익는 것처럼 순간 순간, 하루 하루의 일상을 보내고, 그러다 어쩌다 맘에 맞는 사람을 만나고, 가슴을 적시는 와인을 만났을때 그 태양과 하늘을 비로서 가슴에 품을 수 있는..."

    너무 멋진 말 입니다. 삶의 의미를 잘 정리한....

  2. BlogIcon easysun

    | 2007/11/19 18:02 | PERMALINK | EDIT |

    감사합니다. 영화 강추입니다!

  3. BlogIcon 근대소년

    | 2007/11/19 21:11 | PERMALINK | EDIT | REPLY |

    이 영화, 예술입니다.....다시 한 번 강추!!
    전 이 영화를 보면서 '모터사이클 다이어리'가 떠 오르더군요.
    블로그 잘 보고 있습니다.

  4. BlogIcon easysun

    | 2007/11/19 23:32 | PERMALINK | EDIT | REPLY |

    옙. 감사합니다
    이 영화 '강추' 의견에 다시 한번 "강추"입니다.

  5. BlogIcon 하늘이

    | 2007/11/20 10:25 | PERMALINK | EDIT | REPLY |

    그렇지 않아도 예전에 어디선가 와인 이야기를 하다가 이 영화를 추천 받은 적 있는데, 꼭 본다는게 깜빡 하고 있었네요. ^^; 이번 주말에는 꼭 한번 봐야겠습니다.

  6. BlogIcon easysun

    | 2007/11/20 15:46 | PERMALINK | EDIT |

    예. 꼭 보세요. 비단 와인을 이해할 목적이 아니더라도 잘만들어진 영화이죠.

  7. BlogIcon 빈상자

    | 2007/12/17 13:49 | PERMALINK | EDIT | REPLY |

    제 글을 보셨군요. 감사드리고 반갑습니다.^^
    저도 <사이드웨이>가 개인적인 행동반경안에 있는 배경이라
    특별히 정이 더 가더라구요.
    하지만 전 여전히 와인에 관한한 문외한이랍니다 ;;

  8. BlogIcon easysun

    | 2007/12/17 14:29 | PERMALINK | EDIT |

    예. 제 블로그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와인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그냥 즐기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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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뷰티플 게임]을 보고

Posted 2007/11/17 17:25
사회적 환경이 더군다나 이념이 개인의 삶에 영향을 미칠수 밖에 없을때 사람들은 단순해지고 냉혹해진다. 소위 386세대로 대학을 다녔던 나로서는 '돌을 던지다'가 자신의 인생을 살지 못한채 젊음을 소비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다소 익숙하다.

나의 대학 생활은 캠퍼스 잔디밭 곳곳에 '짭새'라고 하는 사복 경찰들이 포진해서 정작 대학 캠퍼스의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대학생들을 적개심 (남자들의 경우에), 혹은 음흉함 (여학생들의 경우)을 담은 눈빛으로 감시하고 있는 그런 상황에서 시작됐다. 그 가운데는 국방색 점퍼를 걸치고 초최한 눈빛으로 물끄러미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대학생이라기엔 너무 늙고 눈에 생기가 없어 보이는 사람들이 가끔씩 섞여 있었는데 친구들의 설명으로는 데모하다 경찰에서 고문을 받아 살짝 정신이 혼미해진 우리들의 선배라고 했다.

그때는 나이가 너무 어려 우리들의 그 선배가 정말로 자신이 한 일에 대해 자랑스러워 했을까, 혹은 그가 희생한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임을 그 자신은, 혹은 우리 사회는 인정해 줄까에 대해 많은 생각을 못했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가끔씩 그 '선배'의 퀭한 눈빛은 '짭새'들의 기분나뿐 눈빛과 함께 나의 대학생활로 문득문득 떠오르곤 했다는 사실이다.

어제 첫 오픈 공연인 뮤지컬 '뷰티풀 게임'을 보았다. 이 뮤지컬의 제작자이신 서울 & 컴퍼니 설도윤 대표의 초대로 나름 좋은 자리에서 첫 공연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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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전세계 뮤지컬의 거장인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최신작으로 아일랜드 축구단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회의 이념과 개인의 삶의 가치가 교차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뮤지컬은 경쾌하고, 무게도 있고, 즐겁고, 감동적이었다. 특히 축구하는 모션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한 테마곡 "뷰티풀 게임"이 기억에 남고, 2막에 등장한 감옥신이 가슴에 남는다.

내용은 영국과의 이념대립을 하고 있는 아일랜드의 역사적/정치적 상황 속에서 축구를 좋아해서 하나로 뭉친 축구단이지만 사회 상황이 이들의 삶에 얼마나 개입하고 간섭하며 개인적인 가치들을 파괴하는가 하는 내용으로 이루어 졌다.

우리나라의 7, 80년대 시대 상황을 연상케한다. 그래서 뮤지컬에 빠지면서도 중간 중간 내 대학생활을 기억나게 했다.

첫공연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뮤지컬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LG 아트센터의 홀에서, 엘리베이터에서 뮤지컬에 대해 평가하는 젊은 친구들의 평가는 극의 내용에 한정이 되어 있었고 기존 앤드류 로이드 웨버 작품과의 비교에 초점이 맞춰 있을뿐 내가 그랬듯이, 암울했던 예전의 기억과 연계는 없는 듯했다. 우리 사회가 그나마 훨씬 밝아졌다는 것을 새삼스레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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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뷰티풀 게임” 공연전 모습

    Tracked from Pell's seer Blog 2007/11/23 23:03 Delete
  2. 뷰티풀 게임을 보고와서

    Tracked from 세상을 보는 또 다른 시선 2007/12/03 13:45 Delete
    티스토리 이벤트에 당첨이 되어 오랜만에 뮤지컬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 뮤지컬이 바로 뷰티풀 게임인데 이 작품은 뮤지컬 분야에서 뛰어난 작품들을 계속 발표해 온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작품 중 하나입니다. 개인적으로 웨버의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많이 봐왔는데, 그간 웨버는 모든 분들이 다 알고 계신 "오페라의 유령", "캣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 등을 만든 분입니다. 뷰티풀 게임 공식 홈페이지 뮤지컬의 전체적인 내용은 아일랜드..
  1. BlogIcon 짠이아빠

    | 2007/11/19 02:31 | PERMALINK | EDIT | REPLY |

    아.. 세상에 무대를 직접 본적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합니다.. ^^
    좋으셨겠어요.. 저희 미디어브레인은 마침 회사 옆에서 맘마미아를 한답니다.. 저희 송년회는 맘마미아로 결정되었습니다. 아마 그때나 보게될 듯 하네요.. 무대.. 참.. 좋은 곳인데 말이죠.. ^^

  2. BlogIcon easysun

    | 2007/11/19 10:00 | PERMALINK | EDIT |

    짠이아빠님! 돌아오셨군요. ^^ 바쁜건 좋은 일이죠.. 송년회는 MB와 MU가 조인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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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벨'은 전문가 평점이 무척 높은 영화다. 필름2.0 기자 5인이 참석한 네이버 전문가 평점 100점(100%)이다. '고통과 좌절의 순간에 희망을 얘기한다'가 제작 노트의 내용이고 미국 평론가는 브래드 피트 최고의 연기라는 평가도 내렸다고 한다.

모로코의 사막마을 타자린, 샌디에고, 멕시코, 도쿄등 색깔과 문화가 다른 4개 도시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이 하나로 연결돼어 있다. 아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아내를 위로하기 위해 모로코로 여행 온 미국인 부부 리처드(브래드 피트)와 수잔(케이트 블란챗). 아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리처드의 두 아이들을 데리고 멕시코 국경을 넘는 유모 아멜리아. 사격 솜씨를 뽐내려 조준한 외국인 투어버스에 총알이 명중하면서 세계적으로 관심이 집중된 '테러'범이 된 모로코의 유세프와 아흐메드 형제. 엄마의 자살 이후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청각장애 여고생 치에코등 고통과 상실을 동시에 가진 캐릭터들의 삶의 모습이 마치 인터넷의 하이퍼링크처럼 서로 연결돼어 있다. 세계가 하나의 "웹"을 구성하는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같다.

이영화를 보면서 느낀점 일곱가지;
- 브래드 피트가 많이 늙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캐릭터를 살리기 위한 특수분장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연기가 최고라고 하면 이제까지는 어떻게 연기를 했다는 말인가... 연기가 형편없었다는 뜻은 아니다. 단지 특별할 것은 없었다는 거다.

- 이 영화를 한마디로 평가하면,
  "평론가를 위한 영화". 편집이나, 화면이나, 구성이 독특해 이렇다 저렇다 해석할 여지가 많겠으나, 관객이 받으들이고 '느끼기'에는 쉽지 않다.

- Everything Is Connected
  인터넷 시대가 아니라면 이런 영화는 탄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 Butterfly Effect
   표면적으로는 전혀 연관되지 않은 일들이 엮여 세상을 구성한다.

- 가족의 소중함
   만약 이 영화가 절망과 고통의 시간에 희망을 얘기하려 했다면, 그 양분은 가족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의 따뜻함이 이 영화의 전체적으로 음산함에 가려진다.

- 미국의 오만
  글로벌 시대를 선도하는 것이 미국이지만 미국과 미국인은 오만하다. 백번 양보하면 문화의 차이이겠으나.. 그래도 역시 그렇다.

- 인간의 욕망
  인간의 원초적 욕망이 드러난다. 그러나 다소 정제되지 못한 모습이라서 감동적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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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힙합 음악, 발레와 길거리의 브레이크 댄스가 사랑에 빠졌다.

클래식 음악에 맞춰 발레를 추는 노라는 부유한 집 태생으로 명문 아트스쿨을 다닌다. 졸업 작품 발표회(Showcase)를 준비하던 중 파트너의 부상으로 연습 파트너를 찾고 있다. 오디션 중 우연히 타일러를 만나게 된다. 타일러는 아트스쿨 학생도 아니다. 슬럼가에서 뚜렷한 목적 없이 살아가며 길거리의 춤을 익혔다. 사고치고 아트스쿨에서 사회 봉사 명령을 받아 노라와 만나게 된 것이다. 노라와 타일러는 이쪽 극과 저쪽 극에서 서로에게 다가간다. 노라는 목표도 없고 기분에 따라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타일러를 신뢰하지 못하지만 그가 가진 춤에서 자유 분방한 예술적 가치를 발견한다. 타일러는 노라를 통해 희망을 갖는 다는 것, 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된다. 그러면서 노라와 타일러는 서로에게 사랑을 느낀다. 이런 저런 갈등 요소가 있었지만 타일러의 결합은 이루어지고 노라는 멋진 쇼케이스 발표를 성공리에 마치게 된다.


이 영화는 미국 개봉시 많은 혹평을 받았다. 스토리가 너무 단순해 영화를 조금 본 사람이면 누구나 다음 장면을 예측할 수 있고 배우들의 연기도 어색하다는 지적이 대부분이었다. 맞는 평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봉후 박스 오피스 성적은 그 혹평을 무색케 할만큼 반응이 좋았다. 이 영화를 적극 추천하고 싶은 이유는, 스토리나 연기가 아닌 춤과 음악이 주는 생생한 감동이 있기 때문이다.


굳이 보수진보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얼마나 많은 극과 극의 갈등이 존재하는 세상인가. 하물며 부모와 자식 간에도 서로 다른 사고 방식으로 인해 소통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물과 기름같은 정 반대의 문화가 서로 어울리기란 그래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그런 어울림과 융화를 탄탄한 스토리 구성도 아니고, 배우들의 익숙한 연기도 아닌, 음악과 춤으로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었다.


영화를 보노라면 흥겨운 음악에 맞춰 춤춰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특히 마지막 쇼케이스 발표 장면은 발레와 힙합 댄스를 탁월하게 조화한 안무가 이 영화가 하고 싶은 얘기를 온 몸으로 느끼게 해준다.


사춘기를 넘어서는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라면, 특히 그 아이가 공부에 전념하지 못하고 방황한다면 아이랑 함께 보라고 권하고 싶다. 또한 삶이 무료하고 따분하다고 느낄때도 이 영화는 위안을 줄 것같다. 마치 온 몸의 근육이 뭉쳐져 있을때 태국 마사지 받는 느낌이라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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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율과 관객수에서 '타짜'에 밀리지만 훨씬 더 감동적인 영화가 <라디오 스타>이다. 예매율이 상대적으로 타짜에 비해 낮고 인기가 덜해서 받는 불이익은 나같이 취미삼아 영화를 보는 사람들의 선택 리스트에서 priority가 밀렸다는 점일뿐, 이 영화 자체의 감동에는 전혀 손상이 없었다.

<라디오 스타>는  88년 가수왕이었던 최곤이라는 가수와 매니저 박민수가 새로운 흥행 코드에 따라 변신을 하지 못하고 쇠락의 길을 걷다가 어쩔수 없이 지방의 소도시인 영월에 내려가 라디오 프로그램 DJ를 맡으면서 그 프로그램의 인기를 바탕으로 재기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줄거리이다. 20여년을 이어온 가수왕과 매니저간의 우정을 통해 사람과 사람이 인연을 맺는 법, 서로를 깊이 신뢰하는 법, 남들이 뭐라 해도 그 신뢰를 잃지 않는 법에 대해 다시 생각케 하며 설명이 필요없는 두 연기자의 연기가 그 감동으로 눈시울을 적시게 한다.

영화 스토리의 감동과 함께 나는 최곤이 맡은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이 성공한 이유 때문에 더더욱 영화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그 성공요인은 철저하게 '인터넷' 문화를 라디오 프로그램에 적용했기 때문이다.

이 라디오 프로그램은 영월이라는 탄탄한 커뮤니티에 기반을 두고 그 지역의 호응을 받았다. 서울이 아니면 어떠랴. 인터넷에서는 관심 분야와 선호도에 따라 자그마한 커뮤니티가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으며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그 커뮤니티 자체의 성공의 필수 요소가 된다. 프로그램과 소통하는 사람들을 보자. 청록다방의 김양, 세탁소 사장님, 자장면 배달부, 노인정에서 화투치는 할머니들 - 모두 세상에 영향력이 잇는 '주요 인사'는 아니지만 저마다 사연이 있고 이유가 있고 바램이 있다. 그들은 한때의 영화를 뒤로 하고 화려한 스팟 라이트로부터 소외된 최곤과 대화를 나누며 철저하게 삶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그런 일상적인 측면이 청취자들로 하여금 이 프로그램에 열광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이들은 신문의 1면을 장식하는 대단히 중요한 뉴스는 아니지만, 일상속의 삶을 열심히 실어 나르면서 인터넷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찾는 일반 네티즌과 너무나 닮아 있다. 네티즌의 참여를 바탕으로 인터넷 문화가 급속도로 발전하게 된 것처럼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도 영월 사람들의 삶 자체가 성공의 요인이 된다.

또한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은 솔직 담백함이 기반이 되는 인터넷의 속성도 그래도 배웠다. 얼마나 많은 진실들이 인터넷을 통해 가식을 벗고 세상에 알려 졌던가. 인터넷은 일정한 형식을 존중하고 어쩔수 없이 가식적인 치장도 필요했던 기존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완전히 뒤엎고 솔직 담백을 제 1 원칙으로 삼고 있다.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은 첫 방송부터, 진실이 까발려 지며 당혹스런 상황을 연출했다. 최곤이 자신의 입지를 위해 후배인 김장훈과의 전화 인터뷰를 시도했으나, 김장훈은 꾼 돈이나 갚으라며 버럭 화를 낸다. 전화로 연결된 청취자는 매일 이 프로그램을 듣는다고 얘기하지만, "애청자이시군요" 하는 말에는 "아니요, 제가 지금 백수라서요.."라고 답한다. '솔직, 담백'의 대화 방식이 청취자로 하여금 이 프로그램을 믿게 하고, 가깝게 느끼게 하고, 아주 일상적으로 편하게 듣게 한다.

이스트 리버 밴드를 연결해서 현장에서 노래를 듣는 다거나, 순대국집 아들은 녹음실에서 집나간 아빠에게 돌아오라고 말하고, 최곤도 떠난 매니저를 부르며 눈물 짓는다. 이러한 현장성, 즉시성이 기존 라디오 프로그램의 관점에서 보면 '방송 사고'에 가까운 일이겠으나, 인터넷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는 새로운 형식의 프로그램으로 느껴지게 만든다.

물론 영화이니 만큼 극적 효과를 가미했겠지만,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은 인터넷의 특성을 적절하게 라디오 프로그램에 적용함으로써 차별화를 꾀하고 성공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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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메아리

    | 2007/10/21 10:45 | PERMALINK | EDIT | REPLY |

    좋은 글 잘 봤습니다ㅎ

    라디오 스타...

    영화자체로도 정말 감동적이고 괜찮은 영화였어요^^

  2. BlogIcon easysun

    | 2007/10/21 12:39 | PERMALINK | EDIT |

    예. 1년전에 본 영화인데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꼭 한번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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